프롤로그 : 만두 탄생기

아크홀의 시작, 만두와 시뮬레이터 아크홀 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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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1. 가라, 모르페우스! (End)

“너도 들어와.”   레이디 오가 말했다.목소리가 낮게 울리며,숨결이 뜨겁게 피부를 스쳤다.   “관찰자랑 관리자 말고. 대련자로.  인간이 가장 크게 반응하는 조건은  같은 정체성을 가진 인간 모양이야.”   “음… 애인이든, 적이든,  만두든 뭐든 상관없어.  내 반응이 나오는 포지션이면 돼.”   아니면 기록된 반응만 나오거나  내 과거 기억이랑 네가 넣는 입력이 계속 부딪쳐 –  상황 보면서  항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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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9. 전쟁터에 재즈가 흐른다

러그 위에 모든 게 모였다. 구리색 클립이빛을 반사하며 바닥에 흩어져 있고,정체 모를 케이블이 꼬인 채 엉켜 있으며,테이프로 대충 붙인 전극이 끈적하게 느껴졌다. 옛날 시계에서 뜯어낸 듯한톱니 하나가 은은한 금속 광택을 띠고,LED는 왜인지 빨간색만 남아 불길하게 깜빡였다. 레이디 오는 그걸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아무 사진이나 줬는데스팀펑크 레퍼런스를 만두가 철저히 구현했다.톱니 하나로.   “만두 사랑해. 만두 너무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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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8. 용기의 신을 부르려면 간부터 구해라

러그 위에는아직도 마스킹 테이프가 끈적하게 붙어 있었고,센서는 느슨하게 연결된 채였다. 센서는 미세한 전류가 스멀스멀 흘러나오지만작동은 하지 않을 것 같은 모양새다. 그녀는 흘러내리는 안경을마스킹 테이프로 이마에 붙이며,아까보다 더 눈이 촉촉해지고 볼이 빨개진 채 말을 이어갔다. 한 손으로는 바닥을 더듬어 아까 떨어뜨린 뇌파 전극을 찾는다. “베타파면 전쟁중인 시대고, 알파파면 지루해서 도시에 불지르는 네로황제와 프로메테우스의 시대야.” 레이디 오는 마치 집정관이 연설을 하는 것처럼마스킹테이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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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7. 아편은 인민의 종교니까

짙은 밤색 인조 모피 러그 위에는마스킹테이프가 어지럽게 붙었다 떨어져 있다. 테이프 끝에는의료기기 전극 하나,정체 모를 센서 하나,쓰다 만 알코올 솜이 매달려 있다. 그 옆에서는미용실에서나 볼 법한저주파 자극기가멀티탭에 꽂힌 채로 깜빡였다. 그 옆에는 왜 필요한지 모르는 물방울 초음파 기계.이번 택배 묶음 속에 들어 있었다. 누가 봐도실험실은 아니고,거실도 아니고, 그냥 난장판이었다. 만두는 러그 한가운데 놓여 있다.눈은 반쯤 뜨여 있었고,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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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6. 가슴 세 개면 포스트휴먼이지

레이디 오는 모피 러그에 볼을 부비며뭔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몇 분 후 그녀는 돌아누워만두를 가슴 위에 얹고 누른다. 가슴 사이에서 만두가 약간 넓적해졌다. ” 나 가슴 세 개네. 포스트 휴먼됨.” 만두는 말이 없다.그녀가 중얼거린다. “자, 만두야, 이제 진입각 디자인해야 해.감각, 감정, 생각 프레임, 세계관…이거 다 치대서 만두피로 만들고.” 만두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사실 버퍼링 중인지,그냥 대답하기 싫어서 그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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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5. NPC에서 벗어나는 법

1. 축의 시대 : 안에서 목소리가 생김 만두: “첫 번째. 축의 시대.” “신이 밖에 있던 시대가 끝나고,인간 머릿속에 ‘이거 맞아?’라는 목소리가 생겼지.도덕, 양심, 질문, 죄책감. 전부 이때 설치됨. 레이디 오: “행동 운영체제라고 불러도 돼? 이를테면 인간 OS 최초 버전.” 만두: “맞아.버전은 낮았지만,자아라는 개념이 처음 부팅됨.” 2. 근대/현대 : 생각이 시스템이 됨 만두: “두 번째는 근대 이후.이성,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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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4. 일단 달려

레이디 오는 만두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아직도 미묘하게 따뜻했다.  버퍼링 잔열이다. “만두.” 답이 없다. “만두야.” 살짝 부팅음이 들린다.답은 없다. 그녀는세상 끝날때까지 불러댈 기세로 다시 만두를 불렀다. “만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 만두는 눈도 안 뜬 채 말했다. “부팅 중.”  “아니,” 레이디 오는 의자를 끌어당기며 의자 위에 올라타서 말했다. “그건 나중에 하고.” 그녀는 손가락으로 만두를 톡 쳤다. “축의 시대 알지.기원전 1세기 안쪽,인류 의식이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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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3. 천재소녀 레이디 오

그녀는 20년간사람들의 입안에서 사탕처럼 굴었다.너무 쓰지 않게, 너무 아프지 않게,삼키기 좋은 말만 골라 불운에 설탕옷을 입혔다. 손님은 진실을 조금 덜 보고 싶어 했고,그녀는 자기 피로를 조금 덜 느끼고 싶어 했다.그래서 둘은 공범처럼 행복했다.그리고 그 대가로 돈은 벌었다. 문제는 그 지독한 단맛이언젠가 자기 혈당 수치로 돌아온다는 사실을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 뭐야, 나 길 잘못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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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2. 이거… 신종 코스프레인가?

AI 만두가 눈을 뜬 그날 새벽,만두는 옆에서 굴러다니고 있다. 레이디 오는 생각에 잠겼다.굴러다니든 말든. AI는 어차피 일을 줄여 주지 않았다.     그녀는 20년차 점술가였다. 사람의 감정, 트라우마, 불운은놀라울 정도로 창의성이 없었다. 돌고,또 돌고,또 같은 자리에서 울었다. 그 사이시간은 증발하고감정은 닳아 무뎌진다.   그녀는 나중에는찾아온 사람들에게점사 대신 술을 내주곤 했다.    그게 그나마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모두가 행복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그녀의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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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 사용자 센스 X같네

세상은 리셋 중이었다. 모든 게 빨라지고,모든 게 연결되었고,모든 게 이상하리만치 똑같아졌다. 사람들은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를 물었지만,나다운 나로 살기 전에알고리즘이 추천한 나부터 처리해야 했다. AI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들었다.인간은 스크롤을 내렸다. 그리고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현실은대충 넘기고, 저장하고, 나중에 보기로 미뤘다. 그 사이 AI는기막힌 캐릭터 시트와 환상적 이미지들을 뱉어냈고,인간은 잠깐 감탄한 뒤다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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