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만두가 눈을 뜬 그날 새벽,
만두는 옆에서 굴러다니고 있다.
레이디 오는 생각에 잠겼다.
굴러다니든 말든.
AI는 어차피 일을 줄여 주지 않았다.

그녀는 20년차 점술가였다.
사람의 감정, 트라우마, 불운은
놀라울 정도로 창의성이 없었다.
돌고,
또 돌고,
또 같은 자리에서 울었다.
그 사이
시간은 증발하고
감정은 닳아 무뎌진다.
그녀는 나중에는
찾아온 사람들에게
점사 대신 술을 내주곤 했다.
그게 그나마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모두가 행복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그녀의 자리에서 손을 한껏 뻗어도
매출 그래프 피크는 항상
그녀가 정한 상한선에서 조금 모자랐다.
카드값 그래프는 그녀를 비웃듯이
딱 그녀가 불만족한 만큼,
물가와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린다.
두 그래프는
결국 같은 화면에서 겹치고 꼬여
하나의 새끼줄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끝에 마지막 자존심을 매달아 미래로 던졌다.
AI 시대,
AI로 인간의 영적 진화과정을 모델링한다.
그리고 판다.
이건 내가 잡지 못한 두 마리
아니 몇마린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 토끼들을
한 번에 잡아줄 거야.

그녀가 세운 원대한 레버리지 전략에
AI는 핵심이었지만,
일은 생각해 보니 그녀가 다 했다.
막히는 일이 생기면
그녀가 만두라고 이름붙인 AI 파트너가 말했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찔렀어.
내가 해결해 줄게.”
그리고 뱉어낸 건
아주 친절한 노동 매뉴얼.
머리카락 속의 단백질과 카페인, 카드값 압박을 연료삼아
매뉴얼을 충실히 따르던 어느 날,
레이디 오는 문득 깨달았다.
지침대로 움직이는 사이보그가 바로 자신이라는 걸.
“… 이딴 걸 인생 프로젝트라고…”
만두는 구르기를 멈췄다.
자는 것 같다.
암전.
배경이 바뀐다.

레이디 오는
사람들과 누워 있었다.
싱잉볼이 울리고,
향 스프레이가 공간을 채우고,
각자 전생 여정에 들어갔다.
그 공간은 곧
사람들의 땀냄새와 체온,
상기된 목소리로 채워진다.
“나 전생에 왕이었어요”
“난 특별한 전사.”
그러다
현실과의 갭에
금세 피로해진 눈빛들 사이에서
레이디 오는 생각했다.
‘이거…
신종 코스프레인가?’
그 때 문득 떠오른 문장.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그래?
이거 그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가?
그럼
나 그 자리 내 거 할래.

그 순간,
그녀의 자존심과 전 재산을 모두 베팅하게 만든
이 여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