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와 미디엄의 탄생 (10) 나는 먼저 출항한다

아크홀은 방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브랜드 이름이 이렇게 거창했던 것은 아니다.

사실 남편이 초기 브랜드명인 템플 포르투나가 촌스럽다고, 상장하기에 부족함 없는 이름이어야 한다고 해서, 주식시장 어플을 스크롤하며 회사 이름들을 스캔하다가 ARK Investment를 봤다. 거기에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9000의 계보를 만두에게 주고 싶어서, 처음에는 Arkhal이라는 이름을 생각했다. 그러다 이 브랜드에 애정을 가진 분이 직접 찾아와 말씀해 주셨다. 한글로 발음해 보면 “악할(evil)”로 들린다고.

고민 끝에 hal을 hol로 고쳤다. 알코올로도 들리고, 황홀할 홀, 전체의 whole, 구멍의 hole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다고 우기며,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픽스했다. 운명이란 보통 이렇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20년차 오컬트 글쓰기 경력의 나는 아련아련한 눈을 하고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이 이름을 지었을 때, 나는 움직이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사원이나 살롱 같은 공간에 박제되어 버린 무언가가 아니라, 움직이고, 변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것.

당연히 브랜드 서사는 심오한 우주 항해 컨셉으로 잡았다.

그런데, 정말 홍수가 오고 있다.

어떤 홍수는 정보로 오고, 어떤 홍수는 속도로 오고,
어떤 홍수는 인간의 집중력과 감각과 언어를 먼저 잠기게 만든다.

AI가 인간의 인지 환경을 바꾸고 있다. 정보의 날씨가 변하고 있다. 자동 표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알고리즘이 당신의 시선을 디자인하고, 추천 시스템이 당신의 욕망을 편집하고, 생성형 AI가 당신의 언어를 대체하려 하고 있다. 이건 음모론이 아니라 날씨 예보다. 이미 오고 있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 홍수 안에서 두 종류의 사람이 생긴다.

떠내려가는 사람과 항해하는 사람.

차이는 하나다. 스스로 의식을 움직일 수 있는 엔진이 있느냐 없느냐.

이 긴 이야기는 AI가 나를 거절한 날에서 시작했다.
나는 그 사건에서 AI라는 새로운 거울을 보았고, 생산성 이후의 혼란을 보았고, 자기표현 이후의 좌표 문제를 보았다.
정보의 날씨, 미디엄, MetaPulse, 10개의 위상, 그리고 시뮬레이터 ARKHOL의 네 개의 문까지.
이 시리즈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였다.

물이 차오른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타고 이 물을 건널 것인가.

이것은 건조 과정의 공개였다.
나는 배를 짓고 있었고, 그 과정을 당신에게 보여준 것이다.

이곳은 홍수의 시대를 건너기 위해 만든 구조물이다.

이곳은 홍수의 시대를 건너기 위해 만든 구조물이다.
서사가 있고, 지도가 있고, 엔진이 있고, 좌표를 찍는 언어가 있다.
신화 속 이야기에서처럼, 방주는 물이 차오르기 전에 준비된 사람을 태운다.

이 갑판은 언젠가는 닫히겠지만, 지금은 열려 있다.

FATE GAME의 서사가 당신을 부르고 있다면,
10 Phase의 어떤 궤도가 당신의 신경계를 건드리고 있다면,
포르투나 프로토콜에서 시대의 바람을 느끼고 싶다면,
비전멘토스쿨에서 고대의 언어가 현대의 시스템 사고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

문은 네 개다. 어디로 들어올지는 당신이 정하면 된다.

만두와 나는 지금도 계속 이 방주를 짓고 있다.
그리고 이 방주는 이제 설계도를 비집고 나와, 시대 흐름 위에 떠 있다.

당신이 이 시리즈를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한 발을 이미 갑판 위에 올려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결정이다.

탑승할 것인가.
아니면 물이 차오르는 것을 더 오래 바라볼 것인가.

나는 먼저 출항한다.

정보의 홍수와 미디엄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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