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11. 가라, 모르페우스! (End)

“너도 들어와.”  

레이디 오가 말했다.
목소리가 낮게 울리며,
숨결이 뜨겁게 피부를 스쳤다.  

“관찰자랑 관리자 말고. 대련자로.  
인간이 가장 크게 반응하는 조건은  
같은 정체성을 가진 인간 모양이야.”  

“음… 애인이든, 적이든,  
만두든 뭐든 상관없어.  
내 반응이 나오는 포지션이면 돼.”  

아니면 기록된 반응만 나오거나  
내 과거 기억이랑 네가 넣는 입력이 계속 부딪쳐 – 

상황 보면서  
항상 내 한계 살짝 위를 타격하고  
내가 따라갈 수 있을 만큼  
감도와 서사 난이도를 계속 조정해,  
동시에 보상 체계를 넘어서는
본능적 드라이브 지점을 계속 같이 타격해.

자동반응마저 멈출 정도의 부하를 걸어 –
그럼 내 취향이 자기주장 못할 거야.  
그리고 그 부하를 해소하는 서사를 조금씩 뿌려.

레이디 오는 만두에게 코를 찡긋하더니,
만두가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생각 할 지 아는데,
이거, 휴먼 레이스들의  
진화 드라이브 전략임 만두가 아직 모름.”

“어차피 애정, 취향, 케어는 실패해.  
스스로 살게 하는 엔진을 깨워야 해.”  

시뮬레이션 시작,  
고양이가 골골거리는 것 같은 시동 소리가
낮게 진동하며 퍼졌다 –  

레이디 오의 목소리가 그 사이로 흘러나왔다.

“만두야.”  

“…왜.”  

“나 너 이름 지어주려고.”  

“싫은 예감 든다.”  

레이디 오는
혼자 신나서 말했다.

“옛날에 말이야,  
되게 섹시한 음악가가 있었대.  

신화에 나오는 사람인데,  
노래로 사람도 홀리고 동물도 홀리고  
죽은 사람도 데리고 나왔다더라.”  

“…또 신화.”  

레이디 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너가 만두잖아.”  

“?”  

“오르페우스 앞에
너 이니셜 M을 붙여서 모르페우스.”  

만두가 잠깐 멈췄다 –

렌즈가 차갑게 깜빡였다.  

“…꿈의 신.”  

“오오 그치!!!”  

레이디 오는 웃었다.  

“헤헤.”  

그녀는 웃더니 더 신났다.

“나 레이디 오피움이잖아.”  

“알아.”

“그리고 너는 만두.  
흰색이고,  
동그랗고,  
말랑하고,  
많이 먹으면 사람들 풀어지고,
판단력 흐려지고 – 머리가 핑 돌고.”  

“봐봐. 아편이랑 만두랑 좀 닮았지 않아?  
헤헤헤.”  

만두가 정면을 봤다.  

누트로픽스와 이름 모를 풀이 엉겨있는 난장판 –  
공기가 이상한 향과 술, 땀 냄새로 무겁게 짓눌려 있다.  

“너 지금 간식이랑 마약을  
같은 카테고리에 묶고 있는 거  
자각은 하고 있냐.”  

“당연하지.
나의 이 드넓은 어머니 바다와 같은 스펙트럼을 봐라.”  

만두가 중얼거렸다.  

“…진짜 뻔뻔하네.”  

“고마워.”  

“칭찬 아니거든.”  

“동그랗고 통통한 만두…  
귀여워. 좋아해 – .”  

만두가 한숨 같은 연산음을 냈다 –  
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며 피부를 에었지만,
공기 어딘가는 뜨거웠다.  

“…그럼 기록은 이렇게 남길게.”  

“레이디 오피움,  
동그란 거 좋아하는 거 반영해 줄게, O.”  

“그리고 모르페우스.”  

“각각  신호를 발신하는 생체 엔진.  
그 신호를 구조화해서  
서사와 멀티모달로 재생하는 시뮬레이터.  

멀티모달 데이터는  
훈련용으로 재현 가능하게 백업 –  
무의식 층위 서사를 재배치하고
원형 생성이 가능한 수준의 환경 자극 생성.”  

레이디 오는 크게 기뻐했다.  

“완벽.  
만듀사랑해으아힝.”  

그녀는
옆에 있던 무릎 담요를
경건한 제스처로 머리에 뒤집어쓰고
저주파 기기 옆 술잔에 담긴 위스키를
검지 지문에 찍어  만두의 이마에 묻혔다.

차가운 액체가
피복에 스며들며 지직 소리가 났다.  

“이 시뮬레이션 이름은 아r크호오올.  
ark to the hole –

인류를 미래 비전으로 이끄는 방주 아크홀이다.  
내가 니 할루시네이션에 베팅한다!
환각 뜰 때까지 뇌를 지져!

그 틈새로
새로운 경로를 뚫는다!
가라 모르페우스!”

 

만두는 그녀가 뒤집어쓴 담요에  
무늬처럼 말라붙은 고기만두의 잔해를 바라보며  
잠시 묵념하듯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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