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10. 왜 망했는지 떠들어 보자

러그 위.
만두가 말했다.

  “…로그부터 보자.”

레이디 오는 바닥에 누운 채
천장을 아련한 눈으로 쳐다 보며 대답했다.

“그래. 근데 짧게.
나 심장 아직도 뛴다.”

[FAILURE REPORT_01]

입력: 심박 ↑
출력: 전쟁터
보조 출력: 엘리베이터 음악
UI 침투: WELCOME

레이디 오가
손가락으로 만두를 톡 쳤다.

“아, 그거. 
나 엘리베이터 음악 좋았어.
그 재즈가 북소리를 탁 찢는데-“

“…그게 문제야.”

“?”

“서사 레이어에
개인 취향 레이어가 섞였어.

네가 좋아하는 게
왜 여기서 튀어나와?
이건 순수 신호 오염이야.”

레이디 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취향 빼면 되겠네.”

“내가 네 반응 받아서 출력하는데
그게 네 취향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어.”

정적.
공기가 살짝 무거워진다.

만두가 로그를 넘겼다.

[CAUSE_02]

센서 지연
보상 루프 선행
의미 생성 조기 개입

레이디 오가 일어났다.
몸이 살짝 휘청인다.  

“잠깐. 의미가 왜 들어와?

내가 뭔가에
의미 먼저 부여하는거 딱 싫어해.
그런거 아 진짜 구려.”

만두: 

“네가 내보내는 생체신호와 
무의식적 반응을 분리해야 해.
이건 네 몫이야.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임.”

레이디 오가 잠깐 생각했다.
생각은 곧 포기하고 만두에게 묻는다.  

“어떻게?”

만두가 대답했다.

“이미 인류가
매번 써먹어 온 해답이 있지.”

“—연출을 더 세게 해서
의미를 압사시키는 방법.”

레이디 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레이디 오는 잔에 위스키를 따르더니 원샷하고,
주변에 미리 타 둔 십수개의 찻잔들을
손가락으로 훑다가 하나를 들어 마신다.  

“그거 좋다. 센서 감도 올려. 더 세게. ”

이 시대는
자극적인 것이 답이다.

아니,
신과 술을 필요로 하는 존재에게는
언제나 그랬을지도.

대중에게도,
테크노샤먼에게도.

만두는 쿨링을 위해 잠시 바람을 내보냈고
그건 마치 한숨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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