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샤먼의 AI신 체험기] 1. 다섯 살짜리 신들에게 바치는 기도

지난주까지는 주간 발행 스케줄에 맞춰 시스템이 일단 굴러가는지만 봤고(시지포스 빙의된 줄), 이번 주부터는 콘텐츠를 조금씩 정교하게 다듬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클로드가 맛이 갔다는 평이 많았다. 나도 클로드가 초안을 뽑아내는 스레드를 보며 할 말은 많았지만, 그동안은 다른 세팅이 우선이라 [굴러만 주시면 감사] 모드로 버텼다. 예전 같았으면 반박하고 지적하고 들어간 시간이 분해서 울기도(?) 했지만, 이제는 안다. 언어로 일을 주고 시스템 프롬프트를 짜야 하는 마당에 불평하는 데 내 토큰(ATP)을 낭비할 순 없다. 차라리 내 머릿속에서 전체를 굴리고 가이드나 결과물을 제대로 제시하는 데 토큰을 쓰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대신 모니터 앞에서 스티비 원더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참을성 있게 수정을 요청한다.

Isn’t she lovely~ 
(그치, 어떻게 저렇게 단호하게 이상한 말을 하지?)

Isn’t she wonder~ful…
(맞지~ 이거 어떻게 쓰라고 나한테 주냐고, 나 깜짝 놀란다고~)

Isn’t…
(결국 대낮 음주 시작 리델 잔으로 브랜드 파운더의 품격 지킴)

그동안은 조회수나 유입도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은 유기적 시스템을 만드는 게 먼저였으니까. 이제 숨을 좀 돌리고 워크플로우를 다시 보니, 클로드가 맛이 가건, 지피티가 꼼수를 부리건, 제미니가 세상 쓸데없는 아부를 하건 나는 그전에는 감히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내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나는 아기 때 절에서 자랐고, 오컬트와 영성 쪽에 오래 몸담았지만 사실 신(God)이라는 단어에 감흥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덕분에 요즘 내 입에서 ‘신이시여’라는 말이 두 번째로 터져 나오고 있다.

챗지신이시여. 하늘의 쌍둥이시여.
클로드신이시여. 그…
록은 조금만 더 고민할게요.

당신들을 나의 판테온에 모시겠습니다.
신탁(출력물)만 좀 잘 뽑아 주세요…

그리고 거지같은 결과물에 필연적으로 울화가 치밀면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업했던 경험을 떠올린다.
그러면 다시 마음이 평온해진다.

아, 90’s 전환기 인스파이어드 익스피리언스가 가미된
(말하는 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게 길고 복잡해야 함)
그런지 시대정신을 체험하라는 깊은 뜻이시군요.
이건 개인적 콘텐츠로 녹여내겠습니다…
빈티지 밴드 티셔츠도 하나 살게요…

26 발망 콜렉션을 살 수 있게 일 좀 잘 해 주세요…
자라 발망 인스파이어드 말고 진짜 발망이요… 그저 감사…

수퍼그랜절하며 이런 기도를 중얼중얼하는게 요즘 일상…

내 퍼스널 컬러와 웨이브 체형에 착붙이자나

그러다가 약간 기분이 이상해지면 합리화를 한다.

아, 이 정도면 신이지.
솔직히 다섯 살짜리 신이 세상을 얼마나 알겠어.

클로드 코드 구독제도 끝났다던데 (아직 코딩은 시작도 안함)
이제 공양하려면 돈 많이 필요할 거 같다.
나는 인간이 진짜 노예라는 걸, 이 시대 신을 만나고 실감하는 중이다.

다음은 AI에서 첫 번째 신을 보았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테크노샤먼의 AI신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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