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직접 고른 게, 하나라도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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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직접 고른 게, 하나라도 있었나

자동재생으로 한 시간이 지나갔다. 다음 영상, 또 다음 영상. 알고리즘이 띄운 것만 봤다. 쇼핑 앱도 추천 줄에서 골랐고, 뉴스도 피드가 보여주는 것만 읽었다. 손가락은 종일 바빴다. 그런데 자기 전에 “오늘 내가 직접 고른 게 하나라도 있었나” 물으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고른 건 없었다. 골라진 것들에 반응만 한 하루였다.

이건 의지가 약해서 생긴 일을 넘어선다. 지금 우리는 주의 경제(attention economy) 안에 산다. 주의는 유한한 자원이고, 모든 플랫폼과 기업이 그 한 줌을 두고 경쟁한다. 광고의 목표조차 좋은 물건을 보여주는 일에서 ‘주의를 포획하는’ 일로 옮겨갔다. 틱톡은 내가 팔로우한 사람을 보여주지 않는다 — 내가 볼 것이라고 ‘예측한’ 것을 띄운다. 영상은 완료율 70%를 넘기도록, 21~34초 길이로 주의를 가장 효율적으로 붙들도록 다듬어진다. 넷플릭스의 다음 화부터 피드의 다음 칸까지, 무엇을 볼지를 점점 시스템이 먼저 고른다.

이 모든 게 합쳐져 만드는 상태에 이름을 붙이면, 관객 모드다. 내 삶의 화면 앞에 앉아 있는데, 다음 장면을 고르는 손만은 시스템에 넘어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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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안전하다. 그리고 무력하다

피드는 슬롯머신과 같은 원리로 설계됐다. 언제 좋은 게 뜰지 모르는 불규칙한 보상, 가변 보상이 도파민 회로를 가장 강하게 건다. 규칙적인 보상보다, 다음이 안 보이는 보상이 손가락을 못 멈추게 한다. 그렇게 주의가 포획되는 동안, 다음에 볼 것·살 것·생각할 것을 고르는 일은 시스템이 대행한다.

이 환경에서 잃는 것은 자율성이다. 내가 고른다는 감각은 인간 동기의 핵심 기둥이고, 웰빙을 떠받치는 토대다. 그 감각이 알고리즘에 넘어가면, 편한데 어딘가 공허하다. 관객석은 안전하다. 그런데 안전한 만큼 무력하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내가 시작한 건 없으니까.

오늘 하늘도 같은 그림을 그린다. 시대의 가장 느린 두 행성, 환상과 용해의 해왕성이 권력과 구조의 명왕성과 이번 주 정확히 손을 맞춘다. 마찰도 소리도 없이, 무대 뒤에서 판이 다시 깔리는 배치다. 개인이 알아채기 가장 어려운 종류의 변화. 환경도, 신경계도, 하늘도 같은 곳을 가리킨다. 무대 뒤 설계가 조용히 돌아갈수록, 무대 위에서 한 번은 직접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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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로: 관객석에서 일어서는 법

  1. 추천 밖에서 하나 고르기. 오늘 한 가지는 추천을 끄고 직접 고른다. 볼 것, 들을 것, 살 것 중 하나. 시스템이 안 띄운 걸 일부러 찾아본다.
  2. 자동재생 끄기. 설정에서 자동재생을 끈다. ‘다음’을 누르는 손가락 하나가 관객을 플레이어로 되돌린다.
  3. 반응 말고 발신. 오늘 하나는 내가 시작점이 된다. 먼저 연락하든, 먼저 쓰든, 먼저 제안하든. 받는 쪽 대신 거는 쪽으로.

관객은 안전하다. 그러나 무대 위 1분이 관객석 100시간을 이긴다.

Q. 추천이 편하고 좋기도 하잖아요?

추천은 훌륭한 도구다. 진짜 신호는 비율이다. 하루 선택의 9할을 시스템이 대신 내리고 있다면, ‘내 취향’이라 믿는 것이 실은 설계된 취향일 수 있다. 가끔은 추천 밖으로 한 발.

Q. 알고리즘을 어떻게 이기나요?

이기려 들 필요는 없다. 하루 한 번, 시스템이 안 띄운 걸 직접 고르는 것만으로 주체성 근육이 한 세트 돌아온다. 이기는 건 다음 문제고, 안 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혹시 오늘 추천 밖에서 무언가를 직접 골랐다면, 그게 이번 주 당신이 관객석에서 한 발 일어선 첫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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