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Golden’이 만들어내는 절망 루프

넌 빛나기 위해 태어났어

어제 케데헌의 golden 노래를 처음 들었어요.
그리고 감탄했어요.
집단 환상을 완벽하게 자극하고 구현하는
대중 콘텐츠의 완벽한 교과서였어요.
케데헌은 지난 주 넷플릭스 코리아 1위 컨텐츠입니다.
이 노래는 완벽하게 우리의 [감정]을 구원할 거예요.

얕은 흥분 정도 심박과 일치하는 Bpm이
청자의 심박을 살짝 올립니다.
사람들은 이 생리적 변화를 감정 신호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죠.
(제임스-랑게, 샤흐터-싱어 이론)

이 감정 에너지가 고조될수록,
조화롭게 어우러며 고조되는 화성과
정석적인 빌드업 멜로디,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는
우리를 더 감정적 몰입으로 끌고 갑니다.

우리는 노래 속 서사에 더 쉽게 빠져들어
주인공과 나를 겹치게 만듭니다.

서사 몰입(Transportation Theory):
감정적으로 각성된 상태에서 사람은 더 쉽게 이야기 세계에 빠지고, 자기 자신을 주인공과 동일시함.

그리고 그 위에 청자의 자아를 호출하는 가사,
이 노래가 불러일으키는 신경생리반응에
드라마를 극대화시키는 갈등과 감정 서사.

당신의 신체와 감정은 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됩니다.
저 에너지와 이야기가 마치 내 것 같습니다.

이제 당신은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합니다.

난 빛나기로 되어 있었어,
그렇지? 네 말 믿을게?

어쩌면 당신은 괜찮다는 꿈만 꾸거나,
희망을 가지고 현실로 나올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감정에 취해 있다가
감정을 건드리는 현실 문제에 움츠러들고,
감정은 차올랐지만 현실의 능력과 수준은
달라지지 않은 당신은 다시 좌절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이제 다시 괜찮다는 느낌을 느끼고 싶습니다.
좌절과 절망, 자아가 받은 상처를 덮고 싶어요.
기분을 좋게 할 감정 부스터를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다시 엔터테인먼트로 도피한 당신은,
다시 희망(!)을 느낍니다.

좋아요!
다시 성공했고, 다시 괜찮아졌어요.
그리고 당신은 다시 현실에서 좌절할 거예요.
당신이 감정에 의존하고, 감정으로 세상을 평가하는 사람이라면요.

이게 반복 학습되면, 뇌는 냉소와 비관에 들어갑니다.
도파민과 감정가가 부여되지 않으면, 당신의 몸과 뇌는 안 움직여요.
희망을 가져! 우리 세상으로 나가자!
무슨 말을 해도 이제 우리의 전두엽은 냉기를 풍깁니다.

축하해요,
무기력 루프가 예쁘게 완성되었어요.

#
신경과학에서는 이를 자기조절 실패(self-regulation failure)라고 부릅니다.
전전두엽의 조절력이 약해질수록 감정 회로가 폭주하고, 같은 자극에 더 쉽게 흔들려요.

게다가 실패가 반복되면 도파민 보상 시스템도 무뎌집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동기 부여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아요.
이건 심리학에서 말하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과도 연결됩니다.

결국 희망-좌절 루프가 반복되면,
뇌는 스스로를 움직이려 하지 않는 ‘무기력 모드’로 학습돼 버리는 거예요.

이제 이 아름다운 환상과 희망이
어떻게 당신에게 제대로 독이 되는지 좀더 살펴보지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여긴 우리가 해킹하고 리라이팅할 게임 필드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상태를 만드는 약을,
치유, 영성, 예술, 콘텐츠, 무의식 탐구,
쇼핑 등의 형태로 살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처방은 당신의 상태를 바꾸고,
괜찮다는 느낌을 주겠지요.

그리고 당신이 구매한 희망은
놀랍게도 당신에게 좌절과 중독을 훈련시킵니다.
괜찮다는 느낌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거든요.

너무 비관적인 거 아니야?
심리, 코칭, 뇌과학 영역에서는
희망을 가지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하는데?

맞아요, 그 말이 진실입니다.
그리고 아래 가능성도 진실이에요.

사람들은 “괜찮아졌다”는 감정을 곧 문제 해결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그건 외부 문제를 처리한 게 아니라,
내부에서 감정 루프를 닫은 것뿐이에요.

희망은 중요합니다.
다만 그 희망은 현실의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 속에서 자기 서사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요.

그래서 “괜찮다”는 느낌은 종종 위로 이상의 착시를 줍니다.
내적 과정은 완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외부의 자원·조건·환경은 그대로거든요.

즉, 감정적 몰입은 루프를 닫아줄 뿐,
현실 문제를 다시 열어젖히는 건 별도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예술, 치유와 무의식 탐구는 현실의 변화를 보증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회로를 만들 노드를 먼저 설치해야 해요,
희망이 아니라 트리거 셋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건 감정 콘텐츠 소비와 힐링과는 다른 차원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우리, 집단 무의식에 휘둘리고,
나도 모르게 루프를 돌게 되는 걸 멈추고
내가 원하는 차원으로 가는 트리거를 심는 이 작업을

집단 무의식 해킹
트리거 디자인

이라고 부르기로 해요.
우리가 펄스맵에서 매달 하게 될 작업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좋으면 좋은 거지, 지나친 억측 아냐?

이 모든 감정 반응은 생존을 위한 메커니즘입니다.

그리고 당신만 아니라
환상도, 각 분야도 살고 싶어해요.

각 분야는 자신이 살기 위해 루프를 돌립니다.
마치 이 또한 생명체 같이요.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내가 널 괜찮게 만들어줄게.
대신 즐거워해줘, 날 원해 줘.
나도 살아남아야 하잖아.

이해하지?
나, 네 관심과 돈을 원해.

당신이 콘텐츠와 물건을 소비할 때,
당신이 들어선 판의 이 목소리,
들어 본 적 있지 않나요?

테렌스 맥케나가 말했습니다.

문화를 믿지 마.
당신을 착취할 거야.

테렌스 맥케나는 “문화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문화가 집단 무의식의 산물이자 동시에 그것을 착취하는 구조라는 것을 지적합니다.문화는 당신을 위로하고, 길을 제시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관심과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자기 생존을 연장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는 콘텐츠 속에서, 집단 무의식은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우리를 훈련시키는 셈이지요.

세상이 선하지 않고,
정신차리고 보면 내가 살 수 있게 되어있지 않고,
뭔가 잔인하고 희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성공하고 연대하는
긍정적, 사랑, 위로 콘텐츠가 문화에서는 인기입니다.
아름다운 필터로, 세상이 괜찮다고 느끼면서 살고 싶어요.
현실이 거지같더라도 말이에요.
그리고 집단으로 절망하고, 희망을 느끼는 루프 안에 우리는 들어가 있어요.

모든 개체는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 주의 지표 예시처럼
집단은 불안하면 희망으로 도피합니다.
소속과 희망 관련 검색어가 늘었어요.
그래서, 그 콘텐츠를 소비했다고 불안의 근원은 해소되었던가요?

지금 당신은 이 루프의 어디쯤인가요?

제 이야기가 너무 비관적으로 들릴 수도 있어요.
맞아요, 이 글 전체는 제가 실제로
사람의 마음에 오랫동안 관여하며 얻은 관찰과 가설이에요.
그리고 이 관점이 모든 차원을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거예요.
저는 제 필터를 강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제시한 이야기들을 전면 부정할 수 있다면
당신의 세상은 제가 본 세상과 다를지도 몰라요.

다만 앞으로 제 가설이,
당신의 현실이 될 가능성만 주의하세요.

여러 콘텐츠에서 주입된 긍정적인 감정이
당신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질서와 약속된 구원, 예측할 수 있는 엔딩은
당신의 세상에 아름다운 환상과 필터를 덧씌우고,
그 필터는 정확한 측정을 방해합니다.

저는 당신이 현실, 육체, 실질적인 면에서
아름다움과 성과, 풍요를 얻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있는 그대로의 현실에서 오히려 극도의 쾌락을 느낍니다.

당신의 불안도 당신의 것이 아니라
집단 환상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에요.
당신의 세상이 당신의 영혼을 어떻게 묶어두었는지 살피도록 해요.

여러분을 위해서 학문적 근거를 붙여 놓긴 했지만,
학문은 결국 하나의 벡터, 하나의 관점에서
증류한 세상만 보여줄 뿐이에요.
그걸로는 우리가 이 세상을 통째로 씹고 소화할 수 없어요.

세상은 여러 벡터들이 동시에 충돌하는 카오스이고,
당신이 제가 보는 차원에 들어왔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기분이 개판이지?
그거 네 잘못 아냐.
세상이 원래 엉망이야.

그러니까 그냥 부딪혀.
세상과 맞부딪치는 순간에만,
그 때만 너는 그 틈에서 보게 될 거야.
네가 찾아 헤매던 단서.

괜찮고, 아름답고, 안전한 감정을 따라가지 마.
세상이 네 기대를 저버려도 상관없어,

우리는 카오스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질서야.
너의 근원을 믿어.
이 세상 원래 엉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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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홀의 펄스맵을 포함한 브랜디드 콘텐츠 시스템은
언어구조설계술 8강 내용의 구현입니다.

언젠가 여러분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요,
그 때 이 기록들이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게
저도 제 이야기들을 계속 남겨 둘게요.

이 정신없는 글이
당신에게서 질서와 평온함을 빼앗아갔다면,
저는 실제 게임 튜토리얼과 핵으로 보상할 거예요.

우리가 보는 세상은 뇌의 시뮬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문화는 휴머니티라는 거대 뇌가 꾸는 엉망진창 꿈이에요.
이 엉킨 회로 안으로 들어가서 원하는 이야기 만드는 법,
시작해 볼까요?

집단 무의식 해킹하러 갑시다.
펄스맵 두번째 칼럼이 공개되었습니다.

6개월을 아우르는 장기 가이드라 인내심 시험합니다.
대신 실습이나 느낀 점 댓글로 남겨주시면
작은 가이드 드릴게요.

DREAMCRACK STEP 2. FEEL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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