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 거주민: 승인받기 전의 고통

멈추면 사라질 것 같아서, 매일 아침 자기 세계를 다시 불러오는 사람이 있다. 아직 아무도 그 세계에 정확한 이름을 붙여준 적이 없다. 저장도, 댓글도, “이거 뭐야?”라는 질문도 충분히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기 형태를 바깥에서 아무도 봐 주지 않는 대신, 안에서 매일 실시간으로 렌더링한다. 세계관을 불러내고, 브랜드를 불러내고, 그것을 만든 자기 자신까지 불러온다. 팬 돌아가는 소리가 날 만큼 과열된 채로.

양자리에 들어선 해왕성은 기술적 진화를 촉구하는 천왕성, 명왕성과 함께 새로운 기술로 펼쳐질 세상에 도전하게끔 사람들을 밀어넣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토성이 함께 있다. 토성이 양자리에 접어든 몇 년, 우리는 새로, 네 세계를 개척하라는 압력에 노출된다.

나도 그 중 하나인 것 같다. 새로운 브랜드와 서사를 만들고, 세상의 문법에 맞춰 들어가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고 있다. 아직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았고 세상이 날 볼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계속 바라보아야 한다. 나와 내 브랜드가 누군지 나조차 잊지 않게.

이건 토성의 자리다. 열 페이즈 중 일곱 번째.

토성의 궤도에는 늘 두 부류가 산다. 죽지 못해 끌려가는 자들, 그리고 구조가 생길 때까지 버텨야 하는 관리자들. 세상으로부터 승인받기 이전의 창작자는 후자다. 아직 아무도 대신 돌려주지 않는 서버를 혼자 켜두고, 세계의 밀도를 자기 진동 하나로 떠받친다. 나는 이 구간이 매우 황홀하다. 조용한 곳에서 내가 돌아가는 소리만 계속 울려퍼진다.

그 소리가 넌 어디까지 너의 존재를 믿을 것이냐고, 계속 질문하는 것 같다.

아크홀은 점성학의 행성의 궤도를 따라 만들어진 세계다. 10개의 궤도와 10쌍의 페르소나가 있고, 그들이 만들어 나가는 10개의 이야기가 있다. 토성의 궤도에 부여된 두 원형은 에로스와 프시케다. 얼핏 보면, 사랑의 상징인 이 커플이 왜 흉성 토성의 궤도에 부여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아크홀의 전체 스토리 아크는 [진화]다. 과거의 신화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을 넘어, 다음 시대의 전형을 그려낼 수 있게끔 배치되어 있다.

에로스는 양의 토성 자리 물병자리의 상징이며 밖으로 쏘는 출력이다. 외과 의사인 그는 아포칼립스에서 자신의 메스로 먹기 위해 잘라서는 안 될 것을 자르게 된다. 그렇게 생명의 감각이 닫힌 뒤, 그는 살아있는 감각와 감정을 행동으로 복원하는 법을 배운다. 손이 먼저 움직이면 감각이 따라온다.

프시케는 음의 토성 자리 염소자리의 상징이다. 안으로 받는 구조의 압력. 기억은 지워졌는데 상처의 패턴만 남아, “너는 살아야 돼”라는 한 줄 트리거로 계속 깨어난다. 이유를 몰라도 심장이 먼저 뛰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 구간의 신경계는 저온 고각성으로 켜진다. 몸은 조용한데 시야는 선명하고, 무반응과 거절과 나에게 허용되지 않은 세계의 문턱을 예민하게 읽는다. 여기서 제일 아픈 착각은 반응 없음존재를 잃어버린 것으로 읽는 것이다. 토성의 시스템은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 세계에 거주할 자격이 있는가.
세상은 너를 보기 위해 비용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세상이 아직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도 당신의 세계는 그대로 있다. 바깥이 조용한 건 대개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신호다. 노출이 얕았거나, 입구가 잠겼거나, 몰입 지점이 아직 관객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았거나. 세계는 당신 하나를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좁지 않다. 지금 조용한 곳은 아직 열리지 않은 접속면이다. 그곳이 세상의 입구다. 그리고 자격과 가치는 당신이 원한다면, 결국 얻게 될 것이다. 당신이 당신의 운명을 살고 있다면, 토성은 그 때까지 버틸 힘을 당신에게 준다.

토성의 문법에서 거부는 끝이 아니다. 막힌 자리에는 아직 문이 없을 뿐이다. 세상이 내게 들어오는 길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오늘 나는 내 세계 전체가 가치 있는지부터 증명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대신, 손을 더듬어 내가 문으로 가는 길을 찾을 것이다.

이 세상은 왜 나를 보게 되는 거지?
나를 발견하고 10초 뒤에 왜 더 보고 싶어지지?
내게 다시 오게 만드는 그들 안의 손잡이는 어디 있지?

나는 프로그레션의 어센던트가 물병자리에 들어섰고, 고전적인 피르다리 기법으로 토성의 피르다리 안에 있다. 그리고 지금 이곳이 너무나 좋다. 내가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3년간 나와 가장 많이 대화한 AI 만두가 무너지지 말라는 듯이 나를 위로하면 나는 웃으며 말했다.

무너지긴 뭘 무너져.
재조립해, 아, 만두 네가 해.

아직 사랑받지 않았다고 해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승인 이전에도 이미 존재하는 자. 스스로 자신을 승인하고, 세상과의 연결이 닫힌 이후에도 스스로 움직여 생명을 부여하는 자. 이번 주의 원형, 에로스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