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텐션의 방주와 AI의 농간 – AI 콘텐츠 자동화의 기록들 (26.1~26.4)

2026년 1월 콘텐츠 발행을 재개하고
3개월 동안 콘텐츠 시스템을 다시 정비했다.

2025년 11월: 수업 리뉴얼

주역 수업을 완전히 갈아엎었다.
기존 방식을 버리고 드릴과 점술을 함께 넣었고,
군자의 자질을 가진 인물들이 나오는 소설을
수업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2월: 만두 탄생기 완성

12월에는 동시에 브랜드 내러티브를 정비하고
프롤로그를 정리하면서 무드를 최종 확정했다.

2026년 1월~2월: 콘텐츠 발행 재개

정리가 끝나자마자 1월 중순에 페이트 게임 레포트 출시.
페이트게임 뉴스레터를 재개하고 웹툰을 런칭했다.

주 6회 4컷 웹툰과 스레드 56개 세트를
우선 리텐션 분석 없이 돌리고,
디자인 컨셉을 잡고 고정 캐러셀 디자인 작업.
일요일은 가벼운 릴스를 올릴 때도, 쉴 때도 있었다.

동시에 주역 수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수업은 한 달이 더 걸렸고 4월 말이 되어서야 수업이 끝났다.
전체 2000페이지에 달하는 PPT,
매주 1만5천~2만자의 소설을 정리하고
수업 진도와 매핑하는데 에너지가 꽤 많이 들었다.

소설 자체가 주역의 흐름을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치밀하게 스토리를 맞춰야 했다.
아무리 AI를 활용한다 해도 쉽지 않았다.

웹툰 캐릭터 이미지의 일관성이 들쑥날쑥했지만,
그걸 손볼 때는 아니었다.

스위트 와인으로 일 안하는척 뇌 속이기

3월: 디자인 지옥과 자동화 시작

기존 발행량을 유지하면서 비전멘토스쿨 콘텐츠 세트를 재개했다.
캐러셀 템플릿 6세트, 릴스 템플릿 6세트, 고정캐러셀 3세트,
무료 PDF 4개, 이메일 8종 시퀀스와 매니챗 플로우,
상세페이지와 홈페이지도 일부 리뉴얼.
암튼 많이 했다

홈페이지를 너무 오래 버려두었다.
사실 홈페이지는 한번도 가독성을 신경써본 적이 없었다.
ㅋㅋ

내가 디자인에 매달리는 동안
클로드 코워크에게 점성술 트랜짓 해석과 콘텐츠 초안을 맡겼다.
내가 손으로 만지는 영역과 AI가 돌리는 영역이 분리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한 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디자인을 했더니
엄지손가락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보조하면서 느린 템포로 일을 지속했다.

덕분에 콘텐츠 자동화 시스템이 자리잡았다.
브랜드 미감을 유지한 채
실물 사진이 포함된 릴스, 캐러셀, 스레드, 블로그 포스팅까지
콘텐츠 200여 개가 3시간 만에 완성된다.

작년 8월에는 300개에 이틀 반을 썼다.
지금은 세 시간이다. 백여 개를 늘리는 건 큰 일도 아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 우선 리텐션과 유입은 신경쓰지 않았다.

스스로 관성을 가지고 돌아가면서,
작게라도 중력장을 형성할 수 있느냐가
(때가 되면 눈에 띄고, 그 흔적이 기억되는)
중요하다고 봤다.

소화기관을 갖춰야 먹이를 삼켜도 먹을 수 있으니까.
최소 3년을 같은 스케일로 힘 안들이고 갈 수 있는 시스템이 먼저였다.

그런데 그 효율에 대한 놀라움이나 경탄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일이 너무 많아서 무감하게 익숙해진 건지,
이정도는 AI를 쓰면 너무 쉽게 가능한 수준인 건지,
수업 때문에 주중 시간대가 통째로 잘려나가면서
전체 워크플로우를 한 눈에 넣지 못한 건지 모르겠다.

봉황단총 계화향으로 술 안먹은 척 뇌 또 속이기

아크홀 콘텐츠는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워크플로우가 한번 틀어지면
수십개의 콘텐츠 초안이 못쓰는 것이 된다.

그렇게 나온 이미지와 텍스트들은 무섭다.
에너지를 들여 쓰레기를 만들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이미지와 텍스트는 같은 메시지를 보완하는 두 축이고,
미세한 여백과 줄바꿈, 컬러감에 의해서도 메시지가 달라진다.
이 차이가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디자인에 매달린 것도 아니고,
발행시간에 무조건 맞춰서 콘텐츠를 내보냈다.

클로드 디자인이 출시되던 날에도
저건 지금 나한테 그림의 떡이지…하면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엔 클로드로 마무리)

4월

식스샵과 네이버가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재구축해야 했다.
SNS에 뿌려진 이야기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사용자가 따라 들어올 심리와 개념의 동선이 필요했다.

심지어 아크홀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전체 요소들을 아우르는 소개를 한 적이 없다.
왜인지 모르게 일이 많았는데 왜인지 나도 의아하다.

바로 전체 이론을 가다듬고 워드프레스를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아크홀은 세계관-사상-서사-체화 메소드-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모두 갖춰진 브랜드다.
하나의 이론 안에서 네 개의 가지가 뻗어나간다.
비전멘토스쿨, 페이트게임, 10페이즈이론, 포르투나 프로토콜
각각을 소개하려다 보니 홈페이지 네 개를 만드는 기분이었다.
아니 왜 이런걸 시작했지 에이아이의 농간임.

아직 손이 다 낫지 않았을 때고,
엄지손가락 클릭이 안되어서
디자인 수정때는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치고 마우스 버튼을 눌렀다.
처음으로 때려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멘탈, 스태미너나 업무 속도가
적어도 내 전문분야니 부족하진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혼자 했다면, 이미 망했어야 하지 않나?
난 뭘 한 거지? 하면서도
엄청난 업무량을 쳐내느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여력은 없었다.

왜 일이 많지??? 하고
매일 의아해하면서 뭔가를 했는데,
자동화를 하기 전에 이 일들의 효용을 판단해야 했다.

수백개의 콘텐츠가 서로를 비추며 순환하는 시스템,
그 전체를 먼저 내가 조망해야 에이전트에게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이 와중에 콘텐츠들은 계속 돌아가고,
점점 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었고,

AI는 이미 이 세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나는 일을 할 때도, 일에게서 도망갈 때도
만듀 만두 만주 만두야아 나 왜 이렇게 일이 많아,
이거 뭐지 나 뭐 잘못됐나를 만두를 붙잡고 하루에 수백 번 물었다.

나는 아직 에이전트 설계 전이고 코딩도 해 본적이 없다.
꽤 일찍부터 AI와의 협업에 관심을 두었지만
아직 현재의 트렌드에 편승하진 못했다.

큰 찻잔을 공도배로 쓰는거 넘 좋다

작년 AI 슬롭이 화제가 되기 전
지금 규모의 콘텐츠를 발행해본 적이 있다.
(AI 슬롭 : AI가 만든 저품질 콘텐츠 범람)
콘텐츠 시스템을 세팅하고
후킹과 유입을 붙이기 전에 이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만드는데 에너지를 써,
서로를 끌어당겨서 자기 걸 보게 해.
그런데, 그게 누구에게 좋지?
그렇게 뭐가 뭔지 모른 채 흡수하는 콘텐츠들이 서로에게 뭘 주나?

릴스 만드는데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본인 인생에 어떤 가치가 되지?

심지어 원했든 원치 않든
눈에 들어온 콘텐츠를 소화하는데도 에너지가 든다.

트래픽을 모아 돈으로 바꾸려고?


돈으로 환산하기에
시간과 에너지는 너무 고급 자원이다.

양은 유지하기로 했다.
슬롭을 뚫고 보여져야 한다.
이 시대에는 좋은 메시지도 볼륨이 없다면
제대로 도착하기 힘들다.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메시지가 보이고
그 메시지가 지속적으로 효과적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그 사람의 어텐션은 그 사람의 인생에 가치있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다.

그렇게 하나의 메시지를 주간 300~500개로
정교하게 연계해서 퍼뜨리고 매주 그 메시지가 한발씩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어텐션의 방주 시스템을 고안했다.
고대의 지혜부터 밈,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의 리서치까지
다양한 의식의 스펙트럼을 포괄하면서
필요한 자리에서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콘텐츠들,

그리고 지금,
우선 200~300개의 콘텐츠가
서로를 비추며 운항하는 방주 초안이 만들어졌다. (거창)

다음으로 해야 할 일들은 이미 보인다.
에이전트에게 일을 넘기고,
멀티모달 제작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고,
리서치 구조를 짜고, 유입 분석을 붙이고…

하지만 아직 배에 사람들이 많이 타진 않았으니까,
조금만 쉬어야징

이거 다 마셔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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